中 국민 밀크티 차지, 나스닥 IPO 추진…1억달러 조달 나선다
입력
수정
중국·태국 등 6400개 매장 운영
작년 매출 2조5000억원 달해
스타벅스 벤치마킹해 급성장
올해 봄 美에 1호점 오픈 앞둬
SNS 한국계정 개설…곧 韓진출

25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는 이날 종목명 ‘CHA’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 서류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차지는 IPO를 통해 최대 1억달러(약 1464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올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첫 미국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제출 서류에 따르면, 차지는 2017년 설립 이후 2023년 12월 말 기준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서 6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 중 약 97%는 중국에 있다. 지난해에는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3억445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차지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장준제는 전통적인 동양차를 재해석하고 현대적인 차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를 벤치마킹해 차지를 성장시켰다. 차지는 전 세계 100여 개국의 차 애호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3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며, 연간 150억 잔의 갓 내린 차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지의 나스닥 상장 추진은 최근 미국 증시에 도전하는 중국 기업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된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미국 3대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 수는 5% 줄었다.
미중 관계 악화와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중국 기업의 미국 IPO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은 미국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뉴욕 상장이 무산돼 런던 증시 상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최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런던 상장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차지의 나스닥 데뷔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일각에서는 차지가 ‘제2의 루이싱 커피’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린 루이싱 커피는 2017년 설립돼 빠르게 성장했고, 2019년에는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 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5월 매출 부풀리기 등 회계 부정이 드러나면서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됐다.
한편, 차지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한국 공식 계정을 개설하며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