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심 앞두고…"무죄" vs "구속" 함성으로 뒤덮힌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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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선고 앞두고 양측 집결
극렬화 우려에 경찰 경비태세 강화

26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서초역 7번 출구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인근에서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같은 시각 약 100m 떨어진 법원삼거리 인근에선 보수단체가 시위를 벌이며 “이재명 구속!”, “민주당 해체!” 등 정반대의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은 무죄" vs "구속하라"

오전 10시부터 '민주시민 국민항쟁 추진연대' 등 범 이재명 지지세력이 진행한 이 대표 지지 시위는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파란색 풍선과 응원봉, ‘정치검찰 해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참가자들은 터보의 ‘굿바이 예스터데이’에 맞춰 “이재명 무죄”를 반복해 외쳤다. 집회 장소에는 150여 명이 모였다. 무대에 오른 일부 참여자들은 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자”며 이 대표를 대선 주자로 띄우는 모습도 보였다.
같은 시간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등이 주최한 이재명 대표 구속 촉구 시위도 열렸다. 300여 명의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재명을 구속하라”, “민주당을 해체하라”고 반복해 외쳤다.
이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증인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이날 시위에 참여해 이 대표를 향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무대에 연사로 오른 그는 “이재명 구속과 민주당 해체가 대한민국의 정답임을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게 하겠다”고 목놓아 외쳤다.
경찰은 선고 시 양측 집회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경비 태세를 강화했다. 이날 경찰은 기동대 17개 부대, 1100명을 투입해 충돌 등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법원 측은 동문으로만 청사 출입을 허용하고, 등록 차량 외 차량의 출입은 금지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