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무죄 판사들 문해력 의심…국민들 비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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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사법부 어떻게 신뢰하겠나"
"사법시스템 신뢰 모든 기반 무너뜨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무죄 선고는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고, 국민께서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에 토대를 두는데, 어제 판결은 이 모든 기반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은 매우 중요한 가치임이 틀림없지만, 판사의 정치 성향에 따라 판결이 좌우된다면 법원의 신뢰와 독립성을 사법부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이번 항소심 재판의 모든 쟁점은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막대한 영향을 줬던 중대 사안들인데도,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재판부의 판단부터가 완전히 잘못됐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김문기 처장을 모른다고 한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고 발언 전체의 맥락을 봐야 하는 사안임에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토씨까지 하나하나 따져서 무죄로 판단했다"며 "반대로 오히려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할 백현동 사건은 망원경으로 보듯이 발언 전체 취지만 훑어서 죄가 없다고 했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더 나아가 사진을 확대한 것을 조작이라고 인정하며 골프 발언을 무죄로 한 것은 판사들의 문해력을 의심케 하는 일"이라며 "주정차 위반 과태료 통지서도 사진을 확대해 보내는데, 많은 국민이 '법원이 확대 사진은 조작이라 했으니 과태료도 내지 않겠다'고 법원을 비웃고 있다"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전날 이 대표 항소심 선고 기일에서 2021년 12월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갔던 사진에 대해 "원본은 10명이 한꺼번에 포즈를 잡고 찍은 것이므로 골프를 쳤다는 증거를 뒷받침할 자료로 볼 수 없고 원본 중 일부 떼내 보여줬다는 의미에서 조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항소심 선고 쟁점인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이 대표 발언이 무죄라고 판단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렇게 중요한 재판에 설명자료가 없다. 왜 없겠나.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도 납득시키기 어려운 논리의 판결문을 썼으니 설명자료를 쓸 자신이 없는 것 아니겠냐"며 "저는 판결문을 읽으면서 이 글이 판사의 판결문인지 변호사의 변론서인지 잠시 헷갈렸다. 국민이 보기에 '무죄 결정 내리고 나서 여기에 논리를 꿰맞춘 판결'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법원은 결정적 고비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내세워 이재명을 살려줬다.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할 사법부가 오로지 한사람 앞에서만 너그러웠다"며 "정계선 헌법재판관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인용 의견과 서울고법의 이 대표 무죄 판결을 읽으면서 우리 국민이 어떻게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을지 우려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