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논란에 고개 숙인 명노현 LS 부회장 "투자 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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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부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LS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LS가 추진 중인 계열사 IPO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명 부회장은 "전력 업계는 전기차,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LS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골든타임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성과 수익성이 기대되는 산업에 대해 외부 차입을 하면 본격적 성장시점에 도달하기 전에 재무부담이 가중된다"며 "이는 주주가치 제고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S는 현재 자회사 LS이링크, LS파워솔루션(구 KOC전기), 에식스솔루션즈의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자회사가 상장되면 모회사인 LS의 기업가치가 하락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서 중복상장에 대해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됐다.
명 부회장은 "신설 법인 LS이링크는 신사업에 진입하고 있고, 에식스솔루션즈와 LS파워솔루션은 인수·합병을 통해 기존 자산에 없던 사업을 인수한 경우"라고 말했다. 특히 에식스솔루션즈에 대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가 2008년 인수하며 상장폐지한 기업을 재상장하는 경우"라며 "건실한 기업을 국내 증시에 상장해 국부유출을 차단하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열사들의 상장 및 재무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소통이 부족한데 대해선 "기업공개IPO 추진 시 주주 및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LS는 이른 시일 내에 지배주주 순이익에 대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현재 5.1%에서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주주환원 전략으로 매년 5% 이상 배당금을 증액해 2030년까지 배당금 30% 이상을 확대하고, 정기 배당 외에도 회사 재원 범위 내에서 중간 배당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명 부회장은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LS전선과 대한전선 간 갈등이 모회사인 LS와 호반으로 번지는 양상과 관련해 "여러 가지 사안이 있어서 검토하고 있다"며 "별도로 소통의 자리를 갖겠다"고 말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특허침해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한전선 모회사인 호반그룹은 최근 LS의 지분을 매입했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 차원이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소송과 관련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