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 산불…巨野 무턱대고 자른 재난 예비비 되살려라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예비비 편성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필요성엔 공감하나, 그 방식을 놓고선 이견을 보이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일방 삭감한 재난 예비비부터 복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이 산불을 빌미로 예비비 복원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기존 예산 활용과 예비비 증액을 뺀 산불 대응 추경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행정안전부 재난대책비 3600억원, 산림청 산림재해대책비 1000억원 등으로 충분하다며 예비비 확충을 반대하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이번 산불 피해 규모는 정확한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3년 전 복구 예산 4170억원이 집행된 경북·강원 지역 피해 면적을 넘어섰다. 그때보다 재산·인명 피해가 훨씬 큰 데다, 경북 산불이 계속 확산하고 있어 예산 투입 규모는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민주당은 목적예비비도 있다고 하지만, 이는 고교 무상교육 등 목적이 정해져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지난해 말 초유의 감액 예산을 일방 통과시킨 민주당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예비비는 4조8000억원에서 절반인 2조4000억원이 싹둑 잘려 나갔다.

예비비는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 등에 즉각 지출할 수 있도록 한 비상용 예산이다. 지금 활용할 수 있는 예비비는 1조6000억원가량인데, 이번 재난 대응에 모자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경을 통해 다른 항목으로 보충한다고 하더라도 하절기 태풍·홍수 피해 등 앞으로 발생할 재난에는 또 어떻게 대비할 건가. 일반 추경으로도 가능하지만 여·야·정 합의 등 절차를 거치다 보면 즉시 대응이 어렵다. 게다가 민주당은 예비비 복구를 두고 “내란 예산·비상입법기구 예산이라도 확보해주려는 거냐”며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이번 추경에선 어떤 재난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예비비를 되살려 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