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주주들이 뭐라도 던지면 맞으려 했다…문제 개선할 것" [현장+]

더본코리아 상장 후 첫 정기 주총
“홍보팀 등 기존에 없던 조직 만들 것”
"상장사에 걸맞은 모습 갖추겠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동안 너무 회사의 매출, 실적만 바라보고 단순하게 이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백종원 대표(사진)가 28일 더본코리아 상장 이후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최근 잇따른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직접 주총에 참석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그는 “좋은 일로 만나야 하는데 안 좋은 일로 만나게 돼 죄송하다”며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 될 수 있는 소지를 빨리 찾고 점주님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되돌려놓겠다”고 말했다.
백종원 대표가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연초 ‘빽햄’의 함량 및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백 대표에 관한 구설이 끊이지 않은 만큼 이날 주총장은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분주했다. 주총장 입구에 안전요원 7~8명이 배치돼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지만 취재진들까지 몰려 눈길을 끌었다.

주주 입장은 오전 9시20분께부터 시작됐다. 일부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빽햄 던질 것 같다”, “농약통을 메고 가겠다” 같은 반응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장은 이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다. 약 110석 규모 주총장에는 20명 안팎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백 대표는 오전 9시45분께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다가가 질문했지만 그는 곧바로 주총장으로 들어갔다. 백 대표는 참석 주주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인사했다.

별도로 마련된 의장 자리에 착석해 주총 관련 자료를 검토한 그는 30여분간의 주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별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백 대표는 "잔칫날이 됐어야 하는데, 최근 안좋은 일들이 많이 겹쳐 마음 아프고 정말 송구스럽다"며 "최근 여러 가지 발생하고 있는 논란들, 어떻게 보면 소소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준비가 부족하다 보고 많이 살펴보고 있으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역 축제에서 부적절한 장비 사용이나 제품 원산지 표기 등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서는 "실수일 수 있지만 무조건 잘못된 일"이라며 "전사적으로 각 담당 분야를 점검하며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장이 처음이라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동안 매출과 수익만 잘 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는 소통도 많이 하고 외부에서도 더 많은 도움을 받겠다.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적극적 소통을 약속한 백 대표는 홍보팀을 비롯한 새로운 내부 조직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는 "솔직히 우리가 열심히 하면 되지, 홍보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우리가 놓친 부분이 뭔지 찾아봐야 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그런 부분들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향후 인수합병(M&A) 등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인수 생각은 많지만 싼 매물이 나왔다고 막 살 순 없다"며 "여러 방면에서 경쟁력 있는 해외 브랜드가 있으면 같이 일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시간은 좀 필요하다. 조금만 양해해 주시면 빠른 시일 내에 상장사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백 대표는 “사실 오늘 (주주들이) 뭐라도 던지면 맞으려고 했다. 주주 분들이 ‘그래 한 번 기다려줄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점주님들이 내색 안하시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많은 힘이 됐다. 오너 리스크라고 하면 맞다고 해야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겠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 제31기 정기 주주총회 관련 자료가 배치돼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2건의 안건이 본안대로 통과됐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6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상승했다. 백 대표는 지난해 연봉으로 약 8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이번 주총 안건으로 배당금이 확정되면서 배당금으로도 17억원 가량을 추가로 수령하게 됐다. 주당 배당금은 일반주주 300원, 최대주주 200원으로 정해졌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