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 비싸게 샀다고?…ETF 가격 산출 오류 '대혼란'

투자자들 1% 더 비싸게 샀다

NAV 산출 오류, 163개 ETF 영향
운용사들 피해 규모 파악 나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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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순자산가치(NAV) 산출 오류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구성 종목의 배당금이 중복 계산되면서 NAV가 부풀려졌고 163개에 달하는 ETF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팔린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긴급히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 이날 장중 괴리율이 -1.31%까지 벌어졌다. NAV가 실제 가치보다 1.08% 더 높게 잡혔다는 사실을 파악한 유동성공급자(LP)가 낮게 호가를 대면서 괴리율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가 바로 잡히기 이전에 거래한 투자자들은 이 ETF를 실제 가치보다 약 1% 비싸게 주고 산 셈이다. 이외에도 'PLUS 고배당주'의 NAV가 실제 가치보다 1.09% 높게 잡히는 등 고배당 ETF가 큰 영향을 받았다. 이날 이처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팔린 국내주식형 ETF는 164개에 달한다.

국내주식형 ETF에서 대규모 NAV 산출 오류가 발생한 것은 펀드 사무관리사가 배당금을 중복 계산했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 사무관리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등의 펀드 기준가 산출을 담당하는 한국펀드파트너스(옛 미래에셋펀드파트너스)다. 현재는 미래에셋그룹에서 분리돼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약 29.9%를 들고 있다.

한국펀드파트너스 관계자는 "배당 선진화 정책이 도입된 이후 분기 배당을 하는 기업과 기존대로 연말 배당을 하는 기업이 있어 시스템을 정비 과정에서 배당금이 중복 계산되는 오류가 있었다"며 "이날 오후 문제를 바로 잡아 NAV가 다시 정상적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운용사들은 NAV 산출 오류로 인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의 NAV 산출 오류 이 같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피해 보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