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옷은 못사도 애 옷은 사야죠" 백화점서 30대 주부 '결심'
입력
수정
올 들어 패션업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키즈 브랜드들은 3월 들어 매출을 급격히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기 시즌을 맞아 책가방과 봄 옷 등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절대 매출 뿐 아니라 전년 대비로도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불황이어도 아이에겐 돈을 안 아낀다'는 공식이 또 맞아 떨어졌다. 골프 의류 매출이 많게는 반토막 나는 등 최악의 3월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28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백화점에 입점한 MLB키즈는 3월 첫째주(3월 2~8일) 카드 결제 추정액이 전년 대비 94.5% 오른 6억7093만원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주에도 전년 대비 34.0% 오른 3억41117만원의 카드 결제액을 기록했다.
3월 들어 키즈 브랜드 강세를 보이는 건 신학기 시즌을 맞아 단가가 높은 '책가방'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키즈 책가방'은 최근 몇년 새 빠르게 프리미엄화하면서 20만원대가 일반적이다.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들은 28~29만원을 줘야 구매 가능하다. 가방은 시즌 제품이라 할인도 받기 어렵다. 3월 매출이 상승한 키즈 브랜드들의 공통점도 신학기 가방 라인업을 강화했단 점이다.
경기가 어려워도 자녀에 대한 소비는 잘 줄이지 않는 소비 행태도 한 몫 했다. 한자녀가 일반화하면서 2~3명에게 들어갈 육아 비용을 1명에게 투자하는 부모들이 많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텐포켓(Ten pocket)' 또는 '골드 키즈'라고 부른다. 1명의 자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고모 등 총 10개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와 들어간다는 뜻이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수입 명품 아동 브랜드 매출액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