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도 투자도 약세…관세전쟁 탓 수출까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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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전망' 나온 韓 성장률0%대 성장률 전망이 등장할 만큼 한국 경제는 ‘시계 제로’ 상황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결과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소비·투자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고, 관세 전쟁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S&P·바클레이스도 하향 조정
英CE "연말 환율 1500원 갈 것"

소비심리 위축으로 실제 소비도 얼어붙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0.6% 하락했다. 투자도 부진하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102.7로 전달에 비해 14.2% 내렸다. 2020년 10월(-16.7%) 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관세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기계류 투자가 전달에 비해 16.2% 줄어든 영향이다. 올 1월 건설사 시공액을 가리키는 건설기성은 전월에 비해 4.3% 감소한 9조823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8.0으로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수출 전선도 불안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적 수출은 1016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8% 감소했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수출이 나란히 줄어든 결과다.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수출 감소폭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한국 연간 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0.9%로 하향 조정하면서 “탄핵정국 이후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혀도 한국 경제가 움츠러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건설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소비도 부진한 탓”이라는 설명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특히 1460원대 중반인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 1500원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도 올해 말 2900까지 오르겠지만 내년 말에는 2200 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