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식량 400인분 대신 사주세요"…노쇼 이어 이번엔 사칭 사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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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을 사칭해 전투식량 구입 등을 문의하고, 이체를 요구하는 신종 사기수법이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충주경찰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군인을 사칭한 사기가 10여 건 발생했다며 소상공인의 주의를 당부했다.

건축 자재 점포를 운영하는 A 씨는 지난 25일 군인이라고 주장한 B 씨로부터 "군부대에 세면대 설치가 필요하다"며 견적을 받은 후 몇 시간 뒤 "사정이 생겨 전투식량을 구매할 수 없으니 대신 구매해달라"는 요청 전화를 받았다.
/사진=충주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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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씨는 군부대에서 보낸 것처럼 위조된 공문을 A 씨에게 전송했고 A 씨는 이를 믿고 B 씨가 제시한 계좌로 1020만 원을 송금했다. 이후 사기임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A 씨의 사례처럼 군부대 관계자를 사칭해 음식이나 군부대에서 사용할 장비 등을 주문한 뒤 전투식량을 대신 구매해 달라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채는 새로운 사기 수법이 유행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기범은 소상공인에게 군부대 명의의 위조 공문을 문자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전송해 피해자를 안심시킨 뒤 전투식량을 대리로 구매해 달라며 지정한 전투식량 업체 계좌로 입금을 유도했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철물점(제설작업용 삽 등), 농약사(부대 제초 작업용 농약), 건재상 등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주 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한달 사이 5개 식당에서 노쇼 피해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인 바 있다. 군인 사칭자는 자신을 '김 중사'나 '군부대 보급관'이라고 설명하고 단체 음식을 예약한 뒤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전화를 거는 사람은 음식이나 물건을 주문하고 다른 업체의 물품을 대신 결제해 주면 나중에 값을 치르겠다고 속이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군인이나 군부대를 사칭한 물품 구매 전화가 올 경우 계좌이체를 하지 말고 군부대에 확인한 후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