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망해봐야 정신 차려"…국내 여행 '바가지 요금'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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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요금 불만 매년 반복
최근 축제서 바가지 영업 의혹 제기돼
일부 상인 이기심 국내 여행산업 침체에 큰 몫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제주 전농로 왕벚꽃 축제 현장에서 바가지 요금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순대 6조각에 2만5000원 오케이"라는 글과 함께 순대볶음 사진을 올리며 값에 비해 음식량이 지나치게 적다고 지적했다. 같은 축제를 방문한 다른 누리꾼도 주문한 고기 사진을 올리며 "이거 4만원 맞지"라며 너무 적다는 불만을 표했다.
그러자 "각종 지역 축제 가서 사 먹지 말아야 한다. 싹 망해봐야 정신을 차린다"거나 "저러니 다들 해외로 간다", "이러면 국내 여행을 가겠느냐"는 반응이 잇따랐다.
특히 제주는 지난해 '비계 삼겹살'과 '해녀 해산물' 바가지 요금 논란이 잇따르면서 내국인 여행객이 줄어들기도 했다. 작년 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약 1187만명으로 전년(2023년 1266만명) 대비 6.2%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2.4% 감소했다.
업계에선 부정적 이미지 확산과 정세 혼란, 국내선 항공편 좌석 수 감소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도는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관광불편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바가지 척결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올해도 바가지 논란이 반복됐다. 지역 관광업계에선 제주 관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계속되면 관광객이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제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씨는 "제주도가 다른 지역 대비 부정적인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것 같다"면서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최선을 다하는데 이런 일이 터지면 관광객이 또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지난해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선 바가지 물가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제주도가 관광지 만족도 조사에서 7위에 그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 사례처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부정적 이슈가 확산하면 결국 여행 기피로도 이어질 수 있어 고민이 크다"며 "축제 한 번으로 얻게 된 부정적 이미지가 해당 지역 여행을 기피하는 심리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