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거장 김인중 신부의 전시 <보이지 않는 색들> (Couleurs de l’invisible)이 파리에서 남쪽으로 170km 떨어진 샹보르(Châteaux de Chambord) 성에서 3월 29일부터 8월 31일까지 열린다.
김 신부는 1940년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1969년 공부를 위해 스위스로 떠났다가 1974년 파리 가톨릭 도미니크회 사제 서품을 받고 이후 사제와 예술가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김 신부의 작품들은 전 세계의 60곳이 넘는 성당과 수도원 그리고 공공건물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샹보르 성은 유럽에서 가장 큰 (32km의 벽으로 둘러싸인 약 50km2) 산림 정원 안에 지어진 프랑스 르네상스 전통 양식과 프랑스 중세와 고전적인 이탈리아 양식이 혼합된 독보적인 건축 양식의 성으로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성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샹보르 성은 프랑스와 1세(François 1er)가 솔론느(Sologne) 지방에서 사냥을 즐기기 위해 지어진 숙소로 그 당시 왕족들은 거주의 목적이 아닌 일종의 별장으로 이러한 성들을 프랑스 전역에 건축하곤 했다. 사냥과 같은 여가를 즐기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왕이 나라의 곳곳을 방문하고 특히 지방에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왕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거주가 목적이 아니었던 이 시대의 고성들은 대부분의 공간이 비어 있고 왕과 그와 함께 움직이는 몇백 몇천 명의 사람들이 가구와 집기들을 가지고 함께 이동했다고 한다. 샹보르 성도 왕실 침실과 몇몇 공간을 제외하고는 가구가 거의 없는 텅 빈 성이었다.
건물 중앙의 혁신적인 이중 계단을 중심축으로 김 신부의 작품들은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은 흰 벽과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는 공간에 설치되어 더욱 돋보이고 그래서인지 방문객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샹보르 성은 2011년부터 약 30명의 예술가가 일정 기간 성에 입주하며 작품을 창작하고 성에서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초대된 김 신부는 2월 17일부터 이곳에서 머무르며 샹보르 성 수호성인 생 루이(Saint Louis, 루이 9세)에게 헌정하는 유화 신작 3점을 제작하였다. 김 신부는 그중 한 점을 선정하여 이번 전시에 소개하였다.
이번 전시는 성의 3층에 위치한 900㎡ 공간에 김 신부가 프랑스와 독일의 유리 공방에서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34점(총 56 피스), 유화, 도자기, 병풍, 부채 등이 전시되었다.
샹보르 성 입주 작업 중 제작한 작품 (2, 16m x 7m) 앞에서 입주 기간 중 도움을 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김 신부 / 사진제공. 정연아빛으로 그리는 그림
스테인드글라스의 화려한 색상과 햇빛의 성스러운 빛으로 어두운 실내를 밝혀주는 것처럼 김 신부는 사람들의 어둡고 우울한 마음에 희망과 위로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고 한다.
빛은 이번 전시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형 박스 구조물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광으로 순간순간 그 아름다움이 다채롭다. 패널 형식의 작품들은 조명을 통해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고 바닥과 벽에 유색의 그림자로 투사되어 마치 작품과 공간이 서로 어우러져 한 작품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