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디에스 "日 미쓰이 꺾고 세계 1위 될 것"

기업탐방
최영식 대표의 '반도체 극일'

반도체 리드프레임 R&D 박차
기술 초격차로 글로벌 점유율↑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도 속도
올 실적 두 자릿수 증가율이 목표
“3년 내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일본 기업을 꺾고 세계 1위에 오르겠습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최영식 해성디에스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 같은 회사 전략을 밝혔다. 해성디에스는 반도체 칩을 부착하는 금속기판인 ‘리드프레임’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칩과 주기판인 인쇄회로기판(PCB)을 연결하는 ‘반도체 기판’(서브스트레이트)도 제조한다.

◇세계 2위 업체의 도전

해성디에스의 주력 제품은 리드프레임으로 회사 매출의 72%를 차지한다. 국내 유일의 리드프레임 업체인 이 회사가 보유한 반도체 특허 및 디자인권 475건(지난해 말 기준) 중 42.5%인 202건이 리드프레임 관련 특허다. 다음으로 서브스트레이트(166건)가 많았고 기타 특허는 72건이었다.

해성디에스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리드프레임 시장에서 2위(시장 점유율 8%)를 달리고 있다. 세계 1위인 일본 미쓰이와의 점유율 격차는 1%포인트다. 3위권인 대만 CWTC(7%), 일본 신코(6%)와의 차이도 크지 않아 이들 4개 업체가 세계 ‘빅4’로 불린다.

최 대표는 “품질·매출 등 주요 지표에서 3년 내 세계 1위를 달성하는 게 1차 목표”라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술 초격차를 내는 데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성디에스는 이미 반도체 후공정을 간소화하는 ‘초박막 팔라듐’ 도금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리드프레임에 적용했다. 서브스트레이트 부문에서도 낚시 얼레 같은 릴을 연결하는 ‘릴투릴’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을 쓰면 공정 간 이동 시간과 거리를 줄여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 회사는 이런 기술력을 활용해 서버나 데이터센터 시스템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기판인 ‘BGA 기판’을 생산한다. 리드프레임보다 두세 배 비싼 제품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경쟁사로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등이 있다. 해성디에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에 BGA 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최 대표는 “개발한 기술을 알리기 위해 자동차 반도체 회사를 중심으로 고객사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성디에스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업체 중에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NXP,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과 거래 중이다.

◇“올 매출 두 자릿수 증가”

최 대표는 “2분기부터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DDR5용 서브스트레이트를 출하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 자릿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확대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급격하게 커질 것”이라며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리드프레임 사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신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부가 표면처리 기술과 정밀 회로 구현 기술을 사전에 확보했다”며 “올해 글로벌 리드프레임 시장은 14% 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대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서 사용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내연기관차의 각각 5배, 10배 정도”라며 “글로벌 자동체 반도체 회사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320억원, 710억원으로 전망하며 “테슬라와 BMW, 벤츠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실적 향방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