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S공포·공매도…"코스피 2400선 분할매수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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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500선 붕괴…코스닥 올 수익률 마이너스 전환
보편관세發 '스태그 공포' 커져
대미 수출 비중 큰 업종 직격탄
하이닉스에 공매도 2296억 몰려
대차잔고 큰 2차전지 업종 급락
전문가 "이달 불확실성 정점"
"코스피 PBR 0.8배가 지지선
하반기중 10~20% 반등 기대
지수 추종 ETF 투자 관심을"
◇보편관세에 증폭된 ‘S 공포’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20% 보편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소식이 증시를 짓눌렀다. 미국 물가가 뛰고 소비는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지난 28일 공개된 미국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해 추정치(2.7%)를 웃돌았다.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전달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하락한 종목은 2303개(전체의 83.5%)에 달했다. 업황 개선세에 힘입어 상승해 온 반도체주는 공매도 거래까지 집중되며 무너졌다. SK하이닉스는 4.32%, 한미반도체는 10.85% 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공매도 거래대금 1위(2296억원), 2위(872억원)를 차지한 종목들이다.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는 “자동차 다음엔 반도체산업이 관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물 매도와 함께 공매도 거래대금이 몰렸다”고 말했다.
대차 잔액이 많던 2차전지 업종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6.04%)과 포스코퓨처엠(-6.38%)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3위, 5위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2위·-12.59%), 에코프로비엠(4위·-7.05%) 등에 공매도 거래대금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공매도 재개가 지수 하락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 1위(589억원)를 기록한 알테오젠은 오히려 0.99% 상승 마감했다.
◇“최소 한 달간 변동성 장세”
전문가들은 최소 한 달간 국내 증시가 변동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 수출 중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18.3%였다.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그만큼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한 2018년 7월 이후 그해 말까지 코스피지수는 12.25% 하락했다.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산적해 있다.다만 이달 ‘미국의 관세 부과→상대국의 보복 관세→협상’ 등의 과정을 거치며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받는다. 현재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지수 기준 2436)에 가까워졌다. 2018년 후 PBR 0.8배 초반까지 밀린 적은 네 번뿐이었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2400선에선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수할 만하다”며 “상반기엔 2400 초중반~2600 중후반 박스권에서 움직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건규 대표도 “시장을 짓누르는 불확실성만 해소해도 증시는 10~20% 반등할 수 있다”며 “상반기보단 하반기가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확실성 장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본부장은 “외국 패시브 자금이 미국과 신흥국 투자를 동시에 줄이면서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인지 살펴봐야 할 때”라며 “겹악재가 산재한 만큼 저가 매수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성미/류은혁/이시은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