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원·달러 환율…금융위기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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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원 오른 1472.9원으로 마감원·달러 환율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와 국내 정국 불안 장기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장에선 단기적으로 15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1500원 갈수도"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6원40전 오른 1472원9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09년 3월 13일(1483원50전) 후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주 내내 1460원에 머물면서 1470원을 위협하다가 이날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이후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 한때 1473원80전까지 올랐다.
이날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다양한 경계 심리가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정부가 4월 2일 부과할 상호관세 수위가 당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측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이 글로벌 관세 전쟁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됐다.
이날 공매도가 재개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5771억원어치 순매도한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역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국내 요인 등으로 이날 원화 가치는 글로벌 통화 흐름과 다르게 움직였다. 주요 6개국 통화 가치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전날 104.26에서 103.88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도 이날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 사이에선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른 성장률 전망 하향은 원화에 부담 요인”이라며 “이번주 환율이 최고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2분기까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1500원 내외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