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 "초고압변압기 5년치 주문 꽉찼다"

빅테크發 데이터센터용 수요↑
철심에 구리선 감는 작업 분주
한대당 20억…없어서 못팔아

1600억 들여 부산공장 증축
"2030년 관련 매출 목표 1조"
LS일렉트릭 직원들이 지난 26일 부산공장에서 초고압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제공
LS일렉트릭 직원들이 지난 26일 부산공장에서 초고압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제공
지난 26일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LS일렉트릭 부산공장. 10여 명의 직원은 손가락 굵기의 구리선을 성인 남성 키 만한 철심에 2000바퀴 넘게 감는 작업을 반복했다. 구리선 기둥은 진공건조 작업을 거쳐 큼지막한 철제 탱크에 들어갔다. 다른 기자재 조립을 끝마치자 한 대에 20억원에 달하는 154㎸(킬로볼트)급 초고압 변압기가 완성됐다. 이런 변압기 한 대는 4인 가족 기준 1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관리할 수 있다.

허영무 LS일렉트릭 부산공장장은 “한국전력 변전소는 물론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용으로 수출되는 초고압 변압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공급 부족 상태에 빠졌다”며 “5년 치 일감이 꽉 차 추가 설비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이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을 맞아 대규모 증설에 나섰다. LS일렉트릭은 1600억원을 투자해 부산공장에 1만3223㎡(약 4000평) 규모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연말 양산에 들어간다. 울산에선 전력기기 강소기업인 KOC전기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연 200여 대(금액 기준 3500억원)에서 2027년 400여 대(7000억원)로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전력기기는 이미 ‘귀한 몸’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에 수십조원씩 투자하고 있어서다. 미국 전력연구원(EPRI)에 따르면 챗GPT를 통해 답을 얻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2.9Wh(와트시)로, 구글 검색에 드는 전력량(0.3Wh)의 10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기를 보내고 분배할 때 반드시 필요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등 전력기기 시장도 함께 커졌다. LS일렉트릭도 넥스트에라, SB에너지 등 북미 주요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3조1000억원어치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지난해 2031억원을 올린 초고압 변압기 매출이 2030년에는 1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초고압 변압기 생산을 더욱 늘려 글로벌 전력설비 시장의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