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 의류 팔다가 150억 매출을…'인플루언서 브랜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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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타고 디자이너 브랜드 부상

무채색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로 팬덤 있는 브랜드를 만든 김 디렉터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22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다. 2016년 블로그 마켓으로 옷을 판매하다 2021년 브랜드 론칭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팬들 사이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전국 각지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릴 때마다 오픈런 하고 신제품 출시 때마다 몇 분 안에 품절될 정도로 마니아층 인기를 끄는 브랜드다.
이처럼 요즘 패션 브랜드는 팬덤을 타야 성공한다. 보세 쇼핑몰, 블로그 마켓 등은 물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뜬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화하는 흐름이 패션계 성공 방식으로 뜨고 있다. 과거 대기업 브랜드 중심이었던 국내 패션 시장이 개인 매스 마켓(대중적인 중저가 의류) 브랜드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인플루언서 브랜드들은 동대문에서 옷만 떼어와 파는 단순 재판매 방식에서 발전해 직접 의류를 디자인하면서 아예 디자이너 브랜드로 전환하는 경우도 흔하다. 브랜드로 전환한 쇼핑몰은 무신사, 29CM, W컨셉 등 유명 패션 플랫폼에 입점하며 판매 영역을 넓히기도 한다.
31일 무신사가 운영하는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최근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독자적 브랜딩과 온·오프라인 소통을 확대하며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다이닛은 29CM 입점과 동시에 실시간 라이브 콘텐츠를 진행했는데, 김 대표가 직접 출연해 제품 설명과 스타일링 팁을 공유하면서 하루 7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마뗑킴 이후로 또 한번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인플루언서로서 김 대표의 저력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팬과의 유대가 긴밀하기로 유명한 브랜드 ‘오르’도 대표적인 팬덤 브랜드로 꼽힌다. 론칭 9년차 오르는 브랜드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서 신상품 발매 소식은 물론 사이즈나 색상에 대한 문의나 스타일링 노하우까지 실시간으로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과 SNS 친구 같은 소통을 하며 팬층을 공고히 해 온 이 브랜드는 지난 2월 29CM에 봄 신상품과 협업 상품을 단독 선발매 했는데 판매 라이브 방송 4시간 만에 15억원어치가 팔려나가는 깜짝 실적을 냈다. 실시간 라이브에 수많은 팬들이 접속해 평범한 쇼핑 현장이라기 보다는 마치 팬미팅을 방불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팬덤 브랜드 특징은 고객들이 자신이 소비하는 브랜드를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신 원하는 이미지와 부합하는 브랜드에는 과감히 지갑을 열게 된다. 팬들과 소통 경험이 많은 인플루언서들 특성상 그들이 론칭한 브랜드에서도 변화된 고객을 공동 창작자로 인식하고 팬덤 고객 의견을 반영한 상품 기획과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선다는 점도 MZ 팬덤의 인기를 끌어모으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덤 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조명받는 가운데 여성 패션 시장에서도 단순히 가격과 품질 경쟁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젊은 고객들은 브랜드를 단순한 소비 대상을 넘어 정체성의 일부로 인식한다. 소비자들과 다양한 루트로 소통하며 유대감을 쌓는 게 기존 기업 브랜드들은 잘 할 수 없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