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론 떠난 후 베르테르 효과?…극단 선택 신고, 17% 증가
입력
수정

1일 뉴스1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서울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16일 김새론 사망 직후 2주간 서울 내 극단 선택 관련 신고 건수는 사망 직전 2주간 신고 건수(924건) 대비 17%가량 늘어난 1085건으로 집계됐다.
베르테르 효과는 사회적으로 존경받거나 유명한 사람의 죽음, 특히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에 심리적으로 동조해 이를 모방하는 사회 현상으로,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가 1774년 출간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창안된 개념이다.
김새론 사망 직후 4주간 극단 선택 관련 신고 세부 수치는 △541건(2월 17일~2월 23일) △544건(2월 24일~3월 2일) △484건(3월 3일~3월 9일) △583건(3월 10일~3월 16일)으로 일시 감소 후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배우 이선균이 2023년 사망한 후에도 서울의 극단적인 신고 수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12월 27일 이선균 사망 이후 서울의 극단 선택 신고 건수는 △500건(1월 1일~1월 7일) △570건(1월 8일~1월 14일)으로 약 2주간 증가했다. 이후 이 씨 사망 3주째부터는 △513건(1월 15일~1월 21일) △489건(1월 22일~1월 28일)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이선균 사망 이후 전국 단위 극단 선택 신고 건수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망 직후 극단 선택 신고 접수 건수는 △2620건(1월 1일~1월 7일) △2513건(1월 8일~1월 14일) △2347건(1월 15일~1월 21일) △2298건(1월 22일~1월 28일)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1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극단적 선택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443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한 해 하루 40명(39.5명)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28.3명으로,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등을 제치고 1위다.
특히 최근에는 김새론 외에도 배우 송재림, 가수 휘성 등 유명 연예인들의 사망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2008년 10월 배우 최진실의 사망한 이후 1008명의 모방 자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지독한 '캔슬 컬처'(Cancel culture)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다고 지적했다. 캔슬 컬처는 누군가가 올바름의 기준에 어긋나는 언행을 했을 경우 그를 공개적으로 모욕하면서 배척하는 집단적 현상을 일컫는다.
특히 사회 전반적인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경우 공격성을 담은 분노 표현도 늘어나는데, 특정한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그 사람에게 쏟아붓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화풀이가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황폐화할 수 있고, 화를 내면 낼수록 계속 불만이 차오르는 현상을 만들어내는 만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의 화합과 용서,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더불어 자살이 고용, 대인관계, 우울증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만큼 지자체와 범부처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영향력을 얻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