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또 일냈다…"내가 알던 SPC삼립 맞나" 떠들썩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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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주가, 한 달간 20% 상승
포켓몬빵 이어 '크보빵'도 불티
"2분기부터 매출 증가세 가속화…주가 저평가"

야구팬 사이 인기몰이 중인 '크보빵'(KBO빵)의 제조사 삼립SPC의 주가가 강세다. 증권가는 크보빵 판매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부터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면서 주가 상방이 더 열려있다고 평가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SPC삼립은 2.57% 상승한 5만98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미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한 우려와 공매도 재개 경계심에 각각 3% 급락한 가운데, 아랑곳 않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주가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20.2% 올랐다.
2025 한국프로야구(KBO) 개막을 맞아 지난달 19일 출시한 '크보빵'이 꾸준히 불티나게 팔리면서다. 크보빵은 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KPBPA)와 협업해 9개 구단(롯데 제외)별로 구성해 출시한 빵이다. 구단별로 서로 다른 맛으로 빵이 출시됐는데, 제품 속에는 대표선수 띠부씰(스티커) 215종이 랜덤으로 들어가 있다.
띠부씰이 구단 관계없이 동봉돼 있다 보니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는 크보빵 띠부씰 관련 교환 거래가 활발하다. 원하는 선수 스티커를 얻기 위해 1만~2만원 웃돈을 주겠다는 게시글도 적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편의점주는 "편의점에 들러 한 번에 6~7개씩 사가는 손님들이 많다"며 "'띠부깡'(제품 속 동봉된 띠부씰을 까는 것)이 이렇게 다시 유행할 줄 몰랐다"고 했다.
앞선 2022년 '포켓몬빵 대란'을 경험한 증권가는 SPC삼립이 또 한 번의 '대형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회사에 따르면 크보빵은 출시 사흘 만에 100만봉 넘게 팔렸다. 이는 같은 기간 75만봉을 판 공전의 히트상품인 포켓폰빵 판매 속도마저 앞질렀다. 크보빵의 개당 가격은 1900원으로 포켓몬빵(1500원)보다 비싸고 구매 타깃층도 소비력을 갖춘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증권가는 여전히 SPC삼립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봤다. 크보빵 매출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 매출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베이커리 매출액은 크보빵 판매 호조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할 전망"이라며 "올해 제빵 부문 매출액은 일부 제품 판가 인상까지 감안 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6배에 불과한 만큼, 현 주가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중장기 매력 요인으로는 주력 수출 제품인 '약과' 등 베이커리 수출이 확대되고 있단 점이 꼽혔다. 지난해 말 미국 주류 채널인 코스트코 매장에 입점한 가운데, 1차 판매가 끝나 리오더분이 1차 대비 200개 넘는 매장에 추가 입점될 예정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주류 채널에서 첫 입점도 어렵지만 리오더는 더욱 어렵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며 "올해 미국으로의 약과 수출 금액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할 전망으로, 미국 코스트코가 교두보가 돼 추가 입점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짚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