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변칙 없다" 증권가 호평에…한화그룹주 '들썩' [종목+]

김승연 회장, 세 아들에 한화 지분 11.32% 증여
대신證 "한화, 변칙적 방법으로 승계 않을 것이란 의지"
사진=한화그룹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를 비롯해 그룹주 주가가 일제히 강세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지분 증여를 결정하며 승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1일 오전 9시31분 현재 한화는 전일 대비 3250원(7.94%) 뛴 4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4만22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한화는 장중 한때 4만7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6.06%), 한화시스템(5.92%), 한화솔루션(3.31%) 등 그룹주도 상승하고 있다.

승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김승연 회장은 보유 중인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 절차가 마무리되면 지주사인 한화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로 재편된다. 세 아들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이번 지분 증여로 이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로 김승연 회장의 지분을 넘어서게 됐다. 경영권 승계 완료와 함께 재계 7위인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SK증권은 이날 한화의 목표주가를 4만4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올렸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에너지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한화 주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한화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와의 합병을 통한 그룹 승계가 유력하게 거론됐는데 이때 한화에너지 주가가 높고 한화 주가가 낮을수록 합병 비율 측면에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지분증여로 한화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크게 줄었다"며 "또한 증여세에 대한 과세 기준 가격은 한화 주가가 4만원대에 안착한 3월부터 계산되기 때문에 경영진이 중장기적인 한화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한화가 배당 매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승연 회장의 지분증여로 증여세 재원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인 한화의 배당 확대 가능성도 커졌으며, 현 주가는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 75%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도 한화 목표주가로 6만원을 제시했다. 지분 증여 결정으로 시장의 오해와 억측이 불식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증권사 양지환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발표 이후 한화의 재원 마련 방식과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면서 "이번 증여 결정으로 한화는 승계와 관련해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시장에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할인 요인이 축소되며 지분 및 영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