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넉오프' 공개 위태로운데…지금은 진실 말할 수 있나

배우 김수현이 3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배우 김수현이 3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배우 김수현의 입에서 '김새론'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고인'일 뿐이었다.

김수현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지켜야 할 게 많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인간 김수현이 아닌 '스타 김수현'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엿 볼 수 있었던 이 기자회견에서는 무엇보다 그의 책임감이 돋보였다.

김수현은 2024년 3월 김새론과의 열애설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서도 "인간 김수현보단 스타 김수현으로서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새론은 두사람이 연애하던 시절 다정하게 볼을 맞대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약 3분간 올렸다 삭제했다.
출처 = 김새론 인스타그램
출처 = 김새론 인스타그램
실수로 업로드된 줄 알았던 이 사진은 김새론이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로부터 위약금 변제 내용증명을 받고 난 뒤 일부러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새론은 이 사진을 올리면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는 김수현이 연락을 해올 거로 생각한 듯하다.

김수현은 기자회견서 이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 5년 전, 1년여정도 고인과 교제했다. '눈물의 여왕' 방영 중 고인이 저와의 사진을 처음 올렸을 때 그 사실을 부인했다"면서 "그런 제 행동을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 저와 고인 사이의 일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셔도 다 이해가 된다. 당시 인간 김수현보단 스타 김수현으로서 선택하고 행동한 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 같다. 인간 김수현, 저 하나만 생각하면 안 되니까"라며 "그게 '김수현'이라는 인생을 선택한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선택이 비겁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다"고 했다.
배우 김수현 / 최혁 기자
배우 김수현 / 최혁 기자
사진 = 최혁 기자
배우 김수현이 3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 = 최혁 기자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두렵고 떨리고 무섭다"면서 "이 말들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무섭지만, 결국 그런데도, 저는 이런 사람이기에 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눈물을 쏟았다.

김수현은 "매일 매일 사생활 폭로 협박이 이뤄지고 있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실이 아닌 부분을 인정할 순 없다"며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 시절 교제한 바 없다. 소속사의 채무 변제 압박으로 고인이 사망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이어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있다면 지겠다. 그러나 하지 않은 걸 했다고 할 순 없다. 거짓을 진실이라고 우기고 강요한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유족은 지속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수현의 기자회견 후 일부 팬들은 "당시 '눈물의 여왕'에 연관된 많은 이들 때문에 거짓말을 해야 했다면 현재 '넉오프' 공개를 앞둔 상황인데 지금은 진실을 말할 수 있나"라며 의문을 표했다.
배우 김수현이 3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 = 최혁 기자
이날 진실을 강조하며 눈물을 쏟은 김수현이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탓이다.

당시 김수현은 tvN '눈물의 여왕'이 tvN 창사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큰 인기를 끈 덕분에 10여 개의 브랜드와 모델 계약을 체결하는 등 명실상부한 '스타'로 등극했다.

그가 주연을 받은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넉오프'는 당초 이달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IMF 경제 위기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한 남자가 평범한 회사원에서 세계적인 짝퉁 시장의 제왕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넉오프'는 디즈니 플러스가 야심 차게 준비한 대작이다. 약 60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 상당 부분은 주연배우 김수현의 출연료로 알려졌다. 김수현은 '넉오프'에서 회당 5억원, 총 90억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체 제작비의 15% 수준이다.

'넉오프'가 공개일을 미루면서 발생한 손해는 오롯이 김수현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약금은 비공개 계약이 전제돼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보통 계약서에는 '법령 위반이나 사회 상규에 반하는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출연료의 2~3배를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다.

최악의 상황은 '넉오프' 자체가 폐기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디즈니 플러스가 '넉오프'를 두고 김수현에게 소송을 제기할 경우 적게는 수십억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의 위약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카드'에 출연 중 성 추문 사건에 휘말린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미국 법원으로부터 약 39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위약금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