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탄핵 기각 승복? 반성 않는데 용서하라 강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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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질문 자체가 좀 잘못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만장일치로 인용될 것이라 다른 것들을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윤석열 파면이 옳다는 얘기를 전 국민이 매일매일 쏟아내는 게 중요하지, 기각되면 이것을 수용할 것이냐는 얘기들이 나오는 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건 정치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물어봐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헌재의 선고 기일이 잡힌 이후 '여야 모두 승복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일각에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야당이 아닌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먼저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가해자인 대통령이 '무조건 헌법과 법률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 않고 피해자인 국민과 야당에 승복하라?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에서는 '탄핵 기각 시 국민적 불복 및 저항 운동'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발언도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주권자인 국민으로서는 헌재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며 "헌재가 윤석열을 끝내 파면하지 못하거나 기각하는 결론을 내린다면 이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불복·저항 운동을 미리 공표함으로써 두 대행(한덕수·최상목)의 위험천만한 반국가적 위헌 릴레이를 주권자의 힘으로 멈춰 세우자"고 했다.
이 대표도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이 복귀하는 것은 곧 제2의 계엄을 의미할 테고 국민은 저항할 것이고 충돌을 피할 수 없다"며 "국민들이 저항할 때 생겨나는 그 엄청난 혼란과 유혈 사태를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냐"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발언에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의 발언을 겨냥해 "어제(1일)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승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헌법적·반민주적 이야기를 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우에 따라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선동하는 듯한 이야기도 했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할 이야기가 아닌 반헌법적 언사"라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헌재 탄핵심판 선고일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민주당은 어떤 결정이든 승복하겠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아직 그런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아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