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탐지기 돌리다 '대박'…2000년 전 '로마 금화' 발견

경매서 900만원에 낙찰
사진=필딩스 경매 캡처
영국의 한 노인이 금속탐지기로 들판에서 1955년 전 제작된 로마 황금 동전을 발굴했다. 이 동전은 경매에서 4700파운드(약 900만원)에 팔렸다.

31일 BBC는 영국 필딩스 경매에 나온 고대 로마 금화 1개가 스코틀랜드의 한 수집가에게 4700파운드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이 동전은 웨스트미들랜즈주 킹스윈퍼드에 거주하는 론 월터스(76)가 발견했다.

그는 지난해 더들리 인근에서 취미로 금속 탐지기를 사용하던 중 금화를 찾았다. 이 금화는 영국에서 발견된 유일한 아울루스 비텔리우스 황제의 주화다. 땅속에 1900년 넘게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주화는 서기 69년에 제작됐다. 당시 1년간 네 명의 황제가 연이어 재위하며 로마는 극심한 혼란기를 겪었다. 주화 속 비텔리우스는 8개월간 로마를 통치했던 인물이다.

영국 필딩스 경매장 측은 "영국에서 보통 발견되는 주화는 3~4세기에 제작된 것이다. 서기 69년의 주화를 찾는 건 드문 일"이라며 "당시 금화는 순도가 높아 더욱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매 수익금은 발견자인 월터스와 동전이 발견된 농장의 주인이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다. 월터스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발견이다. 돈도 돈이지만 역사적 가치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익금으로 캠핑카를 수리하고, 금속 탐지 취미도 계속할 계획"이라며 "땅속에는 동전뿐 아니라 단추, 벨트 버클 같은 다양한 물건이 묻혀있는데, 그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