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단체 "수강률 3.8%…'수업 거부'로 계속 투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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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15개 의대 재학생 6571명 중 실제 수업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 예정인 학생은 3.87%(254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번 자료는 학교별 자체 조사를 통해 전국 40개 의대 중 먼저 취합된 15개 의대의 수업 참여율(수강률)을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설문조사에 15개 의대 재학생 80∼90%가 참여했다고 의대협은 전했다.
의대협에 따르면 수강률이 가장 낮은 학교는 가천대로, 245명 중 1명(0.41%)만 수업에 복귀했다. 이어 한림대(0.64%), 고려대(1.57%), 순천향대(2.01%), 아주대(2.12%), 동아대(3.49%), 충남대(3.65%), 연세대 미래캠퍼스(3.79%), 가톨릭대(3.93%), 이화여대(4.89%), 조선대(5.35%), 연세대(5.65%), 한양대(5.89%), 성균관대(5.99%), 울산대(9.49%) 순으로 집계됐다.
의대협은 각 의대 대의원(학생회장)과 긴밀하게 논의한 결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투쟁'으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이선우 의대협 비대위원장은 "협회의 방향성이 '투쟁'으로 수렴됐음을 알린다"며 "각 학교에서는 대의원의 안내를 잘 따라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각 학교 대의원과 지속해서 긴밀히 논의하고 있으며 법적 자문을 비롯한 여러 방법을 지원하고 있다"며 "전원 복귀라는 기사가 많았지만 결국 어디에도 학생이 가득 찬 교실 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의미 있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적 처분을 피하기 위해 일단 학교에 복귀했지만, 수업을 거부하며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부 의대에선 학생들이 복귀 후 휴학계를 제출하거나 재휴학 상담 등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단순히 '등록'이 아닌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해 학점을 이수해야 복귀하는 것으로 취급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중순까지 수업 상황을 지켜본 뒤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결정할 방침이다.
만약 다수 학생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기존 정원인 5058명이 된다. 또 일부 대학은 출석 일수 부족으로 인한 유급이 누적될 경우 학칙에 따라 제적 처분할 수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