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싱가포르 물류센터에 HVAC 공급…동남아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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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싱가포르 투아스 지역에 건설된 1만8000평 규모의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 공급 및 설치를 완료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 물류센터는 싱가포르 친환경 건물 인증 최고 등급인 ‘그린마크 플래티넘’을 목표로 설계됐다. LG전자는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입찰에 참여한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고객사의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물류센터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상품의 품질 유지를 위해 고성능 HVAC이 필수적이다. LG전자는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성능 인공지능(AI) 엔진을 적용하고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도 탑재했다. 또 공기의 온도를 조절하는 열교환기의 면적을 기존 대비 10% 이상 확대하고, 바다로 둘러싸인 싱가포르 환경을 고려해 염분으로 인한 부식을 막는 내염 성능을 강화했다.
투아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화 항만 터미널이 들어서는 등 동남아의 물류 중심지로 급부상하는 지역이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쌓은 ‘트랙래코드’(사업이력)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변 동남아 국가를 공략할 계획이다. LG전자의 HVAC 사업을 이끄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역 맞춤형 솔루션으로 사업 기회를 지속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HVAC은 2028년 시장 규모가 610억달러(약 88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경쟁사보다 빠른 ‘압축성장’을 통해 HVAC 사업을 2030년 2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데이터센터에 칠러(초대형 냉방기)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대형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말 LG전자는 생활가전 본부에 있던 HVAC 사업을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로 별도 분리했다. 투자와 의사결정을 더욱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미국 중국 태국 튀르키예 등 주요 시장에 생산 거점도 마련했다. LG전자는 HVAC 사업을 중심으로 전체 매출에서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35%에서 2030년 45% 수준까지 높일 방침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