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로 떠나는 여행"...19년 만에 한국 찾은 뮤지컬 '돈 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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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스페인 배경의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이 19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화려한 플라멩코 춤에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 무대 장치까지 더해져 스페인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2006년 초연에 이어 이번 내한공연 무대에 오르는 마리앙과 필립 베르겔라(돈 주앙 라이벌인 라파엘 역)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흐른 만큼 이번 돈 주앙은 한층 더 성숙해진 감정으로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돈 주앙은 17세기 스페인 소설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의 초대> 속 바람둥이 돈 주앙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수많은 여성을 유혹하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던 돈 주앙은 운명의 여자 마리아를 만나며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 진정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 없이 비극을 맞게 되는 오페라 '돈 조반니'와 다른 전개다.
돈 주앙은 프랑스 뮤지컬답게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 스루(Sung-Through)' 방식을 따른다. 집시풍 음악에 교향곡과 팝의 요소를 조화롭게 섞은 총 37곡이 준비됐다.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무대 한쪽에서는 스페인 무용수들이 정열의 댄스 '플라멩코'를 춘다. 마리앙은 "감정의 불을 지펴주는 역할로 플라멩코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배우들은 모두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스페인 뮤지션 세 명은 스페인어로 노래를 불러 마치 스페인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했다.
내용은 달라지지 않지만 초대형 LED 화면과 조명 등 기존에 없었던 무대장치를 도입해 극의 몰입을 높일 예정이다. 베르겔라는 "특히 전투 장면에서 LED 화면 덕분에 생생하고 깊이감 있는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돈 주앙은 2006년 오리지널 팀 첫 내한 당시 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돈 주앙 역에는 2021년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당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낸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가 맡는다. 오는 4~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시작으로, 18~20일 대구 계명아트센터, 25~27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