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선택' 앳킨스 SEC 위원장 유력…가상자산 시장 '빅 체인지' 온다

'트럼프 지명' 앳킨스 SEC 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 진행…내달 초 취임 유력
미 가상자산 규제 완화 본격화 전망
"알트코인 ETF 승인 심사 속도낼 것"

폴 앳킨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후보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NBC 유튜브 캡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핵심 기관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리더십 공백'이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차기 SEC 위원장으로 지명된 폴 앳킨스의 인사청문회가 최근 진행된 만큼 신임 수장 취임 시점에 이목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앳킨스 SEC 위원장 후보에 대한 미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진행됐다. 앳킨스 후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 중 대표적인 '친(親)가상자산파'로 꼽힌다. 앳킨스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장 인준시) 디지털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가상자산 제도 개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SEC는 앳킨스 후보가 취임한 후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SEC 수장으로 앳킨스를 지명한 것도 가상자산 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SEC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내부에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내달 초 취임 '유력'

SEC가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에 중요한 건 관련 규제를 관할하고 있기 때문이다. SEC는 '증권'으로 분류되는 모든 자산을 관리·감독하는 미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증권 관련 규제를 만들 수 있는 데다가 수사·기소 등 준사법적 권한까지 갖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가상자산 업계가 앳킨스 후보 취임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게리 겐슬러 전 SEC 위원장 등 전례를 고려하면 앳킨스 후보의 취임일은 다음달 초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등 비교적 최근 사례를 보면 통상 SEC 위원장 청문회에서 인준까지는 약 4~5주, 인준에서 취임까지는 약 1주 이내의 기간이 소요됐다.

구체적으로 전임 위원장인 겐슬러의 경우 2021년 3월 2일 청문회가 진행된 후 같은 해 4월 14일 인준을 거쳐 4월 17일 취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SEC를 이끌었던 제이 클레이튼 전 위원장은 2017년 3월 23일 청문회, 같은 해 5월 2일 인준을 거쳐 5월 4일 취임했다. 큰 변수가 없을 경우 앳킨스 후보도 청문회 일자 기준 약 5~6주 후인 다음달 초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

"FTX에 자문 제공" 지적도

물론 이해충돌 우려 등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앳킨스 후보는 2009년 설립한 컨설팅 업체 '파토맥 글로벌 파트너스(Patomak Global Partners)'를 통해 여러 가상자산 기업에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앳킨스 후보가 2022년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도 자문을 제공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상자산 관련 개인 자산도 이해충돌 논란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앳킨스 후보가 최근 미 정부 윤리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가 보유한 가상자산 관련 자산은 600만달러(약 88억원) 규모다. 블룸버그는 앳킨스 후보와 그의 아내의 개인 자산이 최소 3억 2700만달러(약 4800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앳킨스 후보는 위원장 인준시 가상자산 관련 자산을 처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인준 가능성 높아"

다만 미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인준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앳킨스 후보의 가상자산 관련 자산 등 이해충돌 우려도 인준 자체를 막을 만큼의 결정타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앳킨스는 정치권 전반에서 충분히 자격을 갖춘 위원장 후보로 평가 받고 있다"며 "상원 인준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SEC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소송과 수사를 잇달아 취소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최근 엑스알피(XRP) 발행사 리플에 대한 소송을 철회한 게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SEC가 앳킨스 후보 취임으로 리더십 공백을 해소하면 솔라나(SOL), 엑스알피, 라이트코인(LTC) 등 알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심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제임스 세이퍼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ETF 애널리스트는 "(SEC는) 앳킨스 후보가 취임할 때까지 미룰 수 있는 모든 사항을 미루려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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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블루밍비트 기자 gilso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