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AI가 엔진 결함 추적…지멘스는 공정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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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에 부는 AI 열풍…'하노버 메세 2025'
롤스로이스, 엔진 속 스캔하면
AI가 사진 분석해 결함 찾아내
알테어, 설계부터 제조공정까지
비효율 없애 생산 기간 단축
"AI는 기술 자체가 목적이 아닌
자원·에너지 절감 유용한 수단"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운행 시간에 따라 엔진 요금을 청구하는 서비스 상품(PaaS)을 신규 사업 모델로 삼고 있다. 안내를 맡은 빌랄 나제르 박사는 “AI 검사 솔루션을 적용한 항공 엔진을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검사 시간이 12시간에서 5~6시간으로 줄면서 항공 엔진 가동 시간이 늘고 회사 이익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노버 메세의 주인공은 단연 AI였다. AI는 4000개 참가 기업의 전시관에 가장 많이 등장했다. 행사 주최 측인 도이치메세는 “기업 생산성을 높이려는 산업용 AI가 산업을 바꾸고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 AI 기술로 정교해진 로봇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맞춤형 제조를 할 수 있는 산업용 AI 기술도 주목받았다. 독일 지멘스는 컨베이어벨트가 아니라 맞춤형 제조용 셀(cell) 라인 공정에 적합한 자기장 기반의 유연 생산 설비를 공개했다. 신약 개발에 나서는 제약사 실험실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산업용 기계 장비회사 THK도 제품을 옮기는 이송 선로를 레고처럼 구간별로 분리했다가 다시 붙일 수 있는 ‘리니어 모션 시스템(선형 이송 시스템)’을 내놨다. 유카리 미조카미 THK 팀장은 “유연성을 극대화해 비용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 이송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참관한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은 “CES와 마찬가지로 하노버 메세에서 AI가 강조되는 건 지속 가능한 산업 측면에서 AI가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AI 기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한정된 자원·에너지를 절감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유용한 수단으로 AI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디지털트윈 통해 비용 절감
독일 기업 SAP는 생성형 AI 기술로 작업자에게 장비 서비스 같은 핵심 작업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솔루션을 공개했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자율이동로봇(AMR)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주목받았다.현실세계를 가상 공간에 구축하는 ‘디지털트윈’ 기술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말 지멘스가 106억달러에 인수한 알테어가 대표적이다. 알테어는 설계, 제조 공정, 사용 단계의 데이터에 AI를 적용해 제조 전 과정의 비효율을 없애고 제조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기업으로 꼽힌다. 크리스티안 케어러 알테어 이사는 “알테어는 디지털트윈 기반의 시뮬레이션 기술로 자동차 공조 시스템 분석 소요 시간을 20~30시간에서 20분으로 줄이고 프레스 작업의 재료 손실을 15% 이상 감축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버=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