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공포에 사라"…고수의 조언 나온 까닭 [분석+]

"최악 시나리오 현실화" 전망 속 낙관론 주목

"이미 관세 적용 중인 자동차 등은 추가 부과 없어"
"예외조항도 주목…반도체 등 상호관세 적용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각국별 상호관세 부과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 25% 상호관세를 적용받는다고 그는 밝혔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가운데 3일 국내 증시 개장에 미칠 악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대부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부에선 "되레 조정 시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미국의 이번 상호관세 부과 내용에 대해 "장 마감 후 미국 선물시장이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은 상호관세를 부정적으로 인식했지만, 발표된 국가별 상호관세는 상한선일 가능성이 있다"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의회에서 '관세는 더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하향 협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세가 이미 적용 중인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목재에는 상호 관세를 추가로 부과 받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제재나 긴급 권한이 기본적 인권, 인도적 활동을 침해하지 않도록 설정된 예외 조항이 있어, 상호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 품목에는 반도체와 의약품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주가의 과도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고, 이 같은 예상이 맞을 경우에는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하락 영향을 받을 순 있겠지만 자동차와 반도체가 이미 관세 부과 우려를 반영해 주가가 하락해 있고, 발표된 상호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내릴 경우 더 사모으는 식으로 접근하길 권한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 주식시장은 3월 중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조정을 몇차례 겪으면서 일부분 선제적으로 상호관세 리스크를 반영해왔다"며 "단기적인 주가 급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상호관세발(發) 주가 충격의 장기화라든가 추세적인 약세장에 진입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짚었다.

반면 이날 상호관세 발표 이후 대부분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국내 증시에 대해 '매수'보다는 '(투자) 보류'를 권했다. iM증권은 이날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내용에 대해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경제는 수출 측면에서 상호관세 부과로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율 20%가 부과된 유럽연합(EU)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아시아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예상보다 높았다"며 "2분기부터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일각에서 제기돼 온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져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출 경기 악화에 대비해 강력한 내수 부양정책이 추진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WA)' 행사에서 상호관세 관련 연설을 하면서 한국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 34%, 일본 24%, 대만 32%, 베트남 46%, 태국 36% 등 주요 아시아 교역 상대국은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