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원화가치 하락…"장중 1470원 초반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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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71원에 개장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466원60전) 대비 4원40전 오른 1471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62원50전) 기준으로는 8원50전 치솟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충격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를 강화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상호관세는 기본관세와 대미 수출 규모가 크고, 관세 구조가 불리하다고 판단한 국가에 대한 개별 관세로 구성됐으며 각각 이달 5일과 9일 시행된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유럽연합(EU)·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에는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이 매겨지자 위험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달러와 엔화는 재차 강세를 보였다"며 "금 가격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에서 시간외 선물이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보편적 관세 10% 부과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돼 글로벌 각국의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물량 출회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오전 9시35분 현재 2773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부진할 것"이라며 "상호관세 발표 이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역외에서 롱플레이(달러매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 경계감과 수출업체의 고점 매도 대기 물량 등은 환율 상단을 지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70원 초중반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 연구원은 "수출업체의 고점 매도 물량이 환율 상방 변동성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여기에 롱심리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 유입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단기적으로 트럼프발(發) 관세 충격이 크겠지만,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이 이를 완화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