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부터 탄핵 선고까지…대한민국 뒤흔든 '9대 주요 장면'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오늘(4일) 오전 11시 이뤄진다. 헌재 판결에 따라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할 수도 있고, 곧바로 파면될 수도 있다. 이번 탄핵심판은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발단이 됐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123일간의 상황을 9대 주요 장면으로 정리했다.

尹 대통령, 12·3 비상계엄 선포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밤 국회 앞 도로에서 시민들이 계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최혁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약 1500명의 계엄군을 투입했다. 국회는 계엄 선포 2시간 30분여 만인 4일 오전 1시경 여야 재석 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3시간여 뒤인 같은 날 새벽 4시 30분경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與 내홍 속 尹 2차 탄핵소추안 가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비상계엄 선포 나흘 만인 지난해 12월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섰다. 하지만 의결 정족수(200명)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 처리됐다. 야 6당 소속 의원 192명이 참여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3명(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만 표결에 참여했다. 하지만 1차 탄핵안 표결 일주일 후인 12월 14일, 야 6당이 재차 발의한 2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 8표, 기권 3표로 국회를 통과해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국민의힘에서 당내 이탈표가 최소 23명이 나온 것이다.

野, ‘헌법재판관 3인 임명’ 거부한 한덕수도 탄핵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게 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 임명을 압박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재판관 9인 체제’로 진행해야 탄핵 인용 정족수(6인 이상 찬성)를 채우는 데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 총리가 여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후보자 3인 임명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체제 13일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한 총리 탄핵안을 국회에서 재석 192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 처리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할 때 의결 정족수가 150명(국무위원 기준)인지 200명(대통령 기준)인지를 두고 논란도 있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무위원 기준을 적용했고, 국민의힘은 우 의장이 독단적으로 정했다고 반발했다.

최상목, 마은혁 제외 헌법재판관 2인 임명

한 총리에 이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았다. 최 권하대행은 작년 12월 31일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여야가 각각 추천한 조한창·정계선 후보자를 임명했다. 야당이 추천한 마은혁 후보자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임명을 보류했다.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 중 1명은 여당이 추천하고, 1명은 야당이 추천하고, 1명은 여야 합의로 추천하는 게 관례라는 이유다. 민주당은 마 후보자에 대한 여야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추천했다고 반박했다. 우 의장은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 2월 27일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판단했다.

尹, 현직 사상 첫 대통령 구속

지난달 29일 오후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왼쪽)와 비상행동 등 진보단체 관계자 및 시민들이 각각 중구 동화면세점과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찬성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 공수처에 의해 체포됐다. 나흘 뒤(19일)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윤 대통령은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 구속은 헌정사상 최초다. 윤 대통령의 구속 기소를 전후로 전국 각지에서 탄핵 찬반 대규모 시위가 잇달아 열렸다. 구속 영장이 발부된 당일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하는 폭동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법원, 51일만에 尹 구속 취소 결정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대기하던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은 지난달 7일 윤 대통령 구금 51일 만에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 1월 15일 체포 뒤 구속기소 된 1월 26일로부터는 40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7일 구속 상태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이 낸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공수처 내란죄 수사권이 불명확해 논란이 있었고, 검찰이 구속 기간이 끝난 뒤 공소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구속을 취소했다. 검찰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 여부를 검토했지만 집행하지 않았다.

野, 최상목 탄핵안 발의…돌아온 한덕수

민주당 등 야 5당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최 대행 탄핵소추안을 지난달 21일 공동발의한 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탄핵안을 보고했다. 야 5당은 내란 공범 혐의, 마 후보자 및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 보류, 내란 상설 특별검사 추천 의뢰 거부 등을 탄핵 이유로 들었다.
헌재는 지난달 24일 한 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87일간 직무가 정지돼 있던 한 총리는 기각 당일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에 복귀했다. 재판관 8명 중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등 5명이 기각 의견을 냈고, 김복형 재판관이 별개 의견을 붙였다. 정계선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각하 의견을 냈다.

李, 선거법 2심 무죄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지난달 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 변경이 국토교통부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 모두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배성수/정상원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