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장투한 샤오미 주식 모두 처분…中 메이디, 수익은?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35회

샤오미 주식 처분해 1138억 투자이익
가전·자동차 경쟁 부각 원인으로 풀이
사진=메이디 홈페이지
중국 대형 가전업체 메이디(Midea)그룹이 최근 장기 투자하고 있던 샤오미그룹의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사업 영역이 겹치면서 협력보다 결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83조 매출 찍은 메이디..."자사주 매입 계획"

메이디그룹 주가. 그래프=구글
6일 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메이디그룹은 지난 3일 73.36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사이 10% 이상 상승하면서 78위안까지 뛰었으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우려가 커지면서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장 마감 이후 공개된 실적에 따르면 메이디그룹의 작년 매출은 4090억8400만위안(약 83조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47% 증가했다. 같은해 LG전자의 TV·가전 매출 48조4324억원, 삼성전자의 VD·가전 매출 56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성적을 거뒀다. 순이익은 385억3900만위안(약 7조8000억원)으로 14.29%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26.2%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높아졌다. 회사 측은 10주당 35위안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해외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본토 매출은 7.7% 증가한 2401억위안, 해외는 12% 뛴 169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58.69%, 41.31%를 기록했다.
그래프=메이디그룹 홈페이지
전체 매출 가운데 스마트홈 사업 매출은 2695억3200만위안으로 전년보다 9.4% 증가했다. 신에너지 공업기술 매출은 336억1000만위안으로 같은 기간 20.6% 급증했다. 스마트 빌딩 사업 매출은 284억7000만위안으로 9.9% 증가했고, 로봇 및 자동화 사업 매출은 287억100만위안으로 7.6% 줄었다. 원자재 등 기타 사업 매출은 351억위안으로 18.5% 늘었다. 회사 측은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냉난방공조(HVAC) 부품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든 덕분에 실적(신에너지 공업기술 부문)이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메이디그룹은 야후 50억~100억위안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매입 주식의 70% 이상은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년간 장투한 샤오미 전량 차익실현

표=바이두 캡처
메이디그룹이 2015년부터 약 10년간 보유했던 샤오미그릅 주식을 대거 처분한 소식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3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메이디그룹이 지난해 샤오미그룹의 주식 9억100만위안어치(약 1830억원)를 매각했다고 연례보고서를 참고해 보도했다. 2020년부터 샤오미그룹 주식을 매각한 메이디그룹은 이로써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하게 됐다. 총 매도액은 18억3800만위안(약 3733억원)으로 5억6000만위안(약 1138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디그룹은 정상적인 투자 활동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이라고 했으나 업계에선 가전과 자동차 분야에서 두 회사간 경쟁이 심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샤오미그룹은 지난해 총 680만대의 에어컨을 출하했다. 전년 대비 50% 늘어난 수치다. 냉장고와 세탁기 출하량은 270만대, 190만대를 돌파해 각각 30%, 45% 이상 증가했다. 3대 가전의 출하량은 역대 최고치다. 가전 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메이디그룹과의 경쟁구도가 부각되고 있다. 두 기업은 자동차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이후 올해 3월까지 누적 기준 약 20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 메이디그룹 역시 지난해 4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와 협력해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부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메이디그룹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 하청업체로 출발했지만 최근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어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중국 현지 증권사인 궈신증권은 "중국 판매 보조금 정책 지속되는 가운데 오리지널생산브랜드(OBM) 사업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며 "2025년~2027년 주주 귀속 순이익은 각각 431억위안, 470억위안, 508억위안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은 '아웃퍼폼'을 유지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