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대로면 중국에 밀려 죽는다"…최태원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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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서 열린 토크콘서트
한국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SK의 AI 중장기 비전 공유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2일 대전 어은동 KAIST 본원 서남표퓨전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의 인공지능(AI) 토크 콘서트’에서 “중국은 AI도, 제조업도 한국보다 앞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이 제조 경쟁력뿐 아니라 미래 첨단산업에서도 중국에 밀린다고 고백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이광형 KAIST 총장, 정송 KAIST AI대학원장 등과 함께 AI 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관해 토론했다. KAIST 학생과 스타트업 창업자 등 200여 명이 함께했다. 최 회장은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를 얘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중국은 제조업 규모가 한국보다 클 뿐 아니라 AI와 로봇 투자도 엄청나게 많이 하고, 엔지니어 수도 훨씬 많다”고 했다.
이런 중국에 맞서려면 한국은 장기적인 협동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모든 기업의 제조 데이터를 모은 뒤 솔루션도 한꺼번에 적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제조 경쟁력을 단번에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AI와 제조업을 결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반복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더라도 제조업에 AI를 결합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최 회장은 SK의 중장기 AI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를 가장 싸게 짓는 길을 갈 것”이라며 “대규모언어모델(LLM) 형태의 AI 솔루션도 만들어 다양한 기업 간 거래(B2B),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의 비즈니스 모델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처럼 AI를 구현하는 데 너무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 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진단했다. 중국 딥시크처럼 ‘가성비 AI’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적은 리소스라도 효과적으로 쓸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