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풍에…'해고·채용' 엇갈린 운명에 車업계 발칵 [신정은의 모빌리티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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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900명 해고·GM 임시직 채용
현대차, 무상 수리 서비스 혜택 종료
포드 美할인 프로모션…페라리 가격 10% 인상
재고 다 팔리면 결국 車가격 오를 듯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조립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조립 공장에서는 2주 동안, 멕시코 톨루카 조립 공장에서는 4월 한 달 동안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로 인해 미국 내 부품공장 5곳에서 일하는 900명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스텔란티스는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시간제 근로자를 우선 해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위원장은 "해고는 전혀 불필요한 선택이며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한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인상도 현실화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혼다 등은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없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고정비 삭감 등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재고를 소진하고 난 후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대차는 비용 절감을 위해 2026년식 차량부터 구입 후 3년 또는 주행거리 3만6000마일 내 제공하던 무상 정비 서비스 혜택을 종료하기로 했다. 현대차 딜러사들은 무상 정비 프로그램의 비용이 지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미국이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방침인 만큼 무상 정비 서비스는 더 이상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내 도요타 관계자는 "현재 있는 재고가 다 판매되면 몇주 안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많은 부품이 멕시코와 중국에서 오기 때문에 자동차를 정비하고 수리하는데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특정 모델 가격을 1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트럼프의 의도대로 현지 생산을 늘리는 업체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공장에서 픽업트럭 생산을 늘리기 위해 수백명의 임시 직원을 고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GM이 생산량을 얼마나 늘릴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다. GM은 생산라인 조정을 위해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공장의 문을 닫는다.
상대적으로 미국 내 생산 비율이 높은 포드자동차는 이날부터 '미국인을 위해 미국에서 생산' 프로모션을 시작하고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번 관세 부과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80%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GM과 스텔란티스는 이 비중이 50% 수준에 그친다. 포드가 다른 기업보다 재고가 많다는 점도 할인 판매에 나설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