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고궁 찾은 외국인들 '어리둥절'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주위로 경찰버스가 겹겹이 세워지는 가운데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 가족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주위로 경찰버스가 겹겹이 세워지는 가운데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 가족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헌법재판소 인근과 도심 주요 문화시설들이 운영을 중단했다. 대규모 집회와 안전에 대한 우려로 주요 고궁과 박물관, 미술관 등이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몰려 있던 만큼 인바운드 여행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바운드 여행업계는 헌법재판소 인근 진입이 불가능해지자 이날 예정된 데이투어 일정을 취소하거나 투어 장소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등 대응에 나섰다. 앞서 각국 대사관은 한국 여행 중인 자국민을 대상으로 집회·시위 현장에 접근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미국 영국 러시아 대사관은 선고 당일 서울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상된다며 장소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또한 외국인은 한국 법에 따라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선고 당일과 이후 일정 기간 한국 각지에서 대규모 집회 및 시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며, 극단적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호주 외무부는 여행안전경보를 통해 "4일 서울과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군중과 시위가 예상되니 집회와 경찰 활동이 많은 지역은 피하라"며 "대중교통 및 기타 필수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으니 여행 계획을 변경할 준비를 하라"고 권고했다.

경찰은 이날 경찰력을 100% 동원하는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헌재 주변은 줄지어 주차된 대형 버스와 4m 높이의 플라스틱 가벽으로 통제 중이다. 경찰은 주민 등 구체적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진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집회로 인한 인파 밀집을 우려해 3호선 안국역 폐쇄하고 첫 열차부터 무정차 통과하도록 조치했다. 종각역, 시청역, 경복궁역 등은 안전사고 우려 시 무정차 통과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인바운드 여행업계는 이날 탄핵 선고 이후에도 헌재 주변 관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선고 결과와 상관없이 주말까지 탄핵 선고로 인한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이번 주는 일정과 장소 변경 안내를 공지하고 있고, 다음 주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