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죄송하다"…대통령실은 파면 결정 '당혹'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됐다. 헌재는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청구를 인용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년 8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됐다. 헌재는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청구를 인용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년 8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 /사진=뉴스1
헌법재판소가 전원 만장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사과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22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고 그 위반 행위가 대통령직을 파면할 만한 정도의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판단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선고 직전까지만 해도 기각·각하를 기대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파면이 결정되자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TV로 생중계되는 헌재 선고를 지켜본 한 참모진은 "'5대3 기각'이나 '4대 4' 기각을 기대했지만,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이 결정된 것은 충격적"이라며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순간, 대통령실 곳곳에서는 탄식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의 파면 결정은 주문 즉시 발효되는 만큼, 용산 대통령실에 태극기와 나부끼던 봉황기도 내려졌다.
 봉황기 내려진 대통령실 청사/사진=연합뉴스
봉황기 내려진 대통령실 청사/사진=연합뉴스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가운데 무궁화 문양을 넣은 봉황기는 1967년 1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처음 사용됐다.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돼 국가수반의 상징이 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복귀에 대비하면서 각종 현안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소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등을 염두에 뒀으나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낸 메시지에서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이후 대통령실의 기능 축소에 대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책 기능을 수행하는 일부 조직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면서 업무를 이어가겠지만 상당수 기능은 상실된다는 것.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이 한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