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200만원 벌었어요"…30대 직장인 비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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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열풍 타고 중고 수출시장 열렸다
커지는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
박씨는 “국내 소비자들에겐 흔해서 전혀 팔리지 않는 앨범도 글로벌 중고 플랫폼을 이용해 해외 판매자들에게 내놓으면 비싼 값에 금방 팔린다”고 귀띔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역직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작년 역직구 시장은 1조702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특히 대미 역직구 판매액은 전년 대비 41.7% 증가했고 유럽연합·영국(18.8%)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대중 역직구 판매액은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수출 채널이 중국을 벗어나 전세계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역직구 시장에선 소규모 업체들이 강세다.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간편하게 거래를 할 수 있어서다. 2023년 기준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액은 7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전체 온라인 수출액 9억9000만달러 중 중소기업이 76.5%를 차지했다. 특히 문구 및 완구 부문은 전년 대비 135.3% 증가하며 온라인 수출의 핵심 품목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K팝 굿즈도 포함된다.
이같은 수요를 잡기위해 국내 플랫폼들이 발빠르게 나섰다. 급증하는 역직구 수요를 조기에 확보하지 않으면 해외 플랫폼에 빼앗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뜨는 분야는 ‘중고 역직구 시장’이다. 개인이나 영세 기업이 다수지만 플랫폼이 그 수요를 한데 모아 대규모로 확보할 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K콘텐츠 시장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 시점이 글로벌 사업을 하기에 적기라는 분석이다.
번개장터가 대표적이다. 번개장터는 해외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엔 일본 최대 중고거래 업체 메루카리와 단독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양사 앱에서 상호 쇼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연동했다. 10월부터는 판매대행업체를 통해 이베이 시스템을 연동해 이용자가 해외에서 쉽게 상품을 판매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효과는 즉각적이다. 지난 2월 기준 번개장터의 해외 판매 거래액은 이베이 연동 시점 대비 1105% 증가했다. 거래 건수는 1553% 급증했다.
이중 국내업체인 딜러버드코리아도 중고거래 글로벌화 흐름을 타고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업체는 2021년 역직구 서비스를 론칭해 글로벌 소비자가 딜리버드코리아를 통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할 시, 결제와 배송을 대신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 운영 중이다. 딜리버드코리아는 인기 쇼핑몰·상품 순위를 분석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 K팝 음반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음반에서 포토카드만 골라 배송해주는 인클루전온리(Inclusions-only) 포장 옵션을 도입했다. 현재 월 평균 350여건의 이용 건수를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 역직구 시장이 열리면서 플랫폼, 배송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수출 산업을 키울 기회가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