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오세훈·한동훈·홍준표…尹 지지자들, 이제 누구 지지?
입력
수정

탄핵 정국에서 공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국민의힘 잠룡 '빅4'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로 추려진다.
그간 공표된 여론조사 흐름에서는 김문수 장관이 가장 많은 보수층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기준으로 김 장관은 1월 2주 차부터 4월 1주 차까지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 대상에서 선두를 달리거나 오차범위 안에서 선두권을 유지했다.
주목되는 지점은 김 장관의 지지세가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유지되느냐다. 그간 여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 후에는 김 장관이 선두권을 연출하는 여론 지형이 뒤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곤 했다. 그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취지로, "탄핵 후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은 결국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김 장관이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유로는 그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점, 조기 대선 개최 및 출마 가능성을 전부 일축한 점 등이 꼽힌다. 이런 김 장관의 입장이 강성 보수층의 마음과 일치하면서 지지가 쏠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장관은 헌재 선고 직전까지도 측근들에게 '대선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홍준표 시장의 경우 김 장관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탄핵소추에 반대하며, 탄핵이 기각되길 바란다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파면 시 조기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일부 보수층의 반감을 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홍 시장은 탄핵에 분명히 반대한 점을 어필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대권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찬성파'인 오세훈 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의 경우 일부 강성 보수층의 비토가 불가피하지만, 이들의 아우성에 가려져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중도층과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각자 유리한 셈법을 고민하고 있겠지만, 경선 당락이 전체의 50% 비중을 차지하는 당원 투표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일단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분노한 보수층 달래기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선룰은 기존의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헌재 결정이 갓 나온 만큼, 당장 김 장관의 지지세가 꺾이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조직 기반이 필요한 경선 당원 투표에서 꼭 유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에 이어 보수층 스킨십에 각별히 공을 들였던 나경원·윤상현 의원의 대권 도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