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김형두 어깨 툭툭 왜…8대0 만장일치인데 왜 오래 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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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전 11시 22분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자 대심판정 방청객석에선 박수 소리가 짧게 들렸다. 윤 전 대통령 측과 국회 측 반응도 엇갈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고 국회 측 대리인단은 서로 '고생했다'며 격려하고 얼싸안았다.
오전 11시 문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읊기 시작하자 나머지 재판관 7명 중 대부분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조한창·김형두 재판관만 간혹 방청석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22분 동안의 낭독이 끝나고 재판관들이 퇴장하면서 문 권한대행이 옆에 있던 김형두 재판관의 등을 툭툭 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문 권한대행은 김 재판관의 어깨를 두드린 후 등을 쓸기도 했다.
긴 평의 기간을 지나면서 수고했다는 의미인지, 자신의 퇴직 후 헌재소장을 맡게될 책임자에 대한 격려인지 속내는 알 수 없었다.
아울러 재판관 8대 0 만장일치 결과가 나오면서 왜 이렇게 탄핵 선고까지 오래 걸렸는지도 관심을 끌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재의 평의가 길어지자, 항간에는 보수 성향의 김복형 재판관과 진보 성향의 정계선 재판관이 고성을 주고받았다는 등의 '설'이 돌기도 했다. 5:3이라 만장일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추측에 이어 막판에는 4:4라는 근거없는 소문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만,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111일만, 취임한 지 1059일 만이다.
파면에 이르는데 재판관 내부 이견이 없었다면 최장 평의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2월 25일 변론 종결 후 38일 만에 선고가 진행됐는데 이는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중 최장 평의 기록이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경우 변론 종결 후 선고까지 각각 14일, 11일이 걸렸다.
헌재는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두 회기에 걸쳐 발의해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1차 탄핵소추안이 418회 회기에서 투표 불성립됐지만, 이번 탄핵소추안은 419회 임시회 회기 중 발의된 것”이라면서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정형식 재판관은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보충 의견을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