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한 번뿐인 애틋한 인생, 어떻게 살아갈까

단 한번의 삶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200쪽 1만6800원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신간 <단 한 번의 삶>으로 돌아온 작가 김영하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는 이번 책에서 이전 작품과는 다른, 솔직하고 내밀한 과거 이야기로 울림을 전한다.

이 책은 60만 부 넘게 판매된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의 산문집이다.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지난해 연재한 글을 다듬어 엮었다. 영하의 날씨는 초기 구독자의 초대로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재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저자는 담담하게 풀어낸 자신의 진솔한 인생사로 글을 시작한다. 또래보다 일찍 입학한 학교에서 겪은 일, 알츠하이머병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 사건 등 열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모르고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내가 선택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완성해야 할 삶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인생에 대한 뻔한 위로나 조언은 건네지 않는다. 대신 책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며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삶, 죽음 등 평소에는 깊게 들여다보지 못한 주제를 사유할 기회를 준다.

저자는 당초 ‘인생 사용법’이라는 제목으로 원고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된다. “내가 인생에 대해서 자신 있게 할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내게 ‘단 한 번의 삶’이 주어졌다는 것뿐.”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