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TSMC와 손잡았다…"파운드리 합작 회사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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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지분 20% 갖고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손잡고 합작 회사를 세우기로 잠정 합의했다. 미국 정부가 인텔의 제조 경쟁력 약화를 타개하기 위해 이번 협력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美 기업들이 보유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과 TSMC가 인텔 파운드리 부문을 공동 운영할 합작법인 설립에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합작법인은 인텔의 기존 제조 공장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TSMC가 약 20% 지분을 갖고, 나머지는 인텔 및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이 분산 보유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구체적인 참여 기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가 이번 합의 과정에서 인텔의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사실상 중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인텔의 위기 장기화를 우려하며 세계 최강 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의 협력을 강하게 촉구해왔다”고 전했다. TSMC는 지분 20% 확보를 대가로 일부 핵심 제조 기술을 인텔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TSMC가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에 인텔 공장을 운영하는 합작사 투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초청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달 립부 탄 신임 인텔 CEO 체제 출범 이후 내놓은 첫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탄 CEO는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콘퍼런스에서 “핵심 사업이 아닌 자산을 정리하겠다”며 조직 재편 의지를 밝혔다.
다만 인텔 내부에서는 합작법인 설립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일부 임직원은 기술 경쟁력이 약화하고, 독자적 제조 역량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전일 대비 2.05% 오른 22.43달러로 마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