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생산 2위' 인도, 자국산 사용 의무화

中 저가 공세에 산업 보호 나서
세계 2위 철강 생산국인 인도가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사업에서 인도산 철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4일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인도 철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5 국산 철강 제품 정책’을 발표하고, 모든 중앙정부 부처·기관·공공사업에 인도산 철강 사용을 의무화했다. 50만루피(약 844만원)를 초과하는 철강 조달 시 자국산 철강 제품을 우선 사용해야 하며, 20억루피(약 338억원) 이하 조달 입찰에는 해외 기업 참여가 금지된다. 자국 기업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외국 정부와 기관은 인도 정부의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다. 다만 인도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자국 내 기업이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철강 제품은 예외로 인정된다.

인도가 자국 철강산업 보호에 나선 것은 최근 중국산 저가 철강이 급증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해 인도 제철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뿐 아니라 한국·일본산 철강 제품이 인도 시장에 더욱 빠르게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도의 중국·한국·일본산 철강 수입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인도 무역구제총국은 지난달 수입 철강 제품에 200일간 12%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