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이 대한민국 되찾아줘"…권영세 "與역할 못한 책임 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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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6
'8대 0 인용' 정치권 반응
민주 "민주주의의 극적 부활"
"위기 딛고 도약할 디딤돌 될 것
헌정사 비극, 반복 안되게 최선"
국힘 "헌재 판결 겸허히 수용"
"野 정치 폭거 못 막은 점 반성
대한민국 미래, 李에 못 맡겨"
◇국힘 “판결 수용” vs 민주 “빛의 혁명”
헌법재판소 선고 장면을 국회에서 생중계로 지켜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말했다.권 비대위원장은 “국민이 느끼셨을 분노와 아픔을 무겁게 인식한다”며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반복된 의회 폭주와 정치적 폭거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정 운영에 공동 책임이 있는 여당으로서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피와 땀과 눈물로 지키고 가꿔온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험천만한 이재명 세력에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도 이어지는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줘선 안 된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 간 균열도 감지됐다. 당 비공개 의총에선 탄핵 찬성 의견을 밝힌 일부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도 저 안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들과) 못 앉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포함해 민주당은 헌재 선고를 환영하면서도 ‘축제 분위기’ 조성은 경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파면 선고 28분 만인 오전 11시50분께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촛불혁명에 이은 빛의 혁명으로 우리 국민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극적으로 부활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직 대통령이 두 번째로 파면되는 것은 다시는 없어야 할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이라며 “저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 파면은 위기를 딛고 새롭게 도약할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잠룡들 절제된 반응…‘국민 통합’ 주문
여야 잠룡은 대부분 ‘국민 통합’을 주문하며 절제된 반응을 내놨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헌재에서 또다시 파면된 것이 안타깝다”며 “더욱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국민 모두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자”고 썼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겠다. 고통스럽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유민주주의”라고 썼고, 안철수 의원은 “혼란과 갈등의 밤을 끝내고, 국정 안정과 국민 통합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탄핵에 반대한 분들도 힘들겠지만 보수 재건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가장 큰 과제는 이 허전한 폐허 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얼개를 그리는 일”이라고 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은 침묵을 지켰다.
야권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헌재 선고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정상원/박주연/최해련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