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한 대법원장까지 '체포 목적' 위치 추적

"사법권 독립 흔들어" 판단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군의 법조인 위치 확인에 관여한 것도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법조인들의 위치 확인이 실제로 이뤄졌는지와는 무관하게 체포 목적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사법부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의미다.

헌재는 4일 윤 대통령 탄핵사건 선고 결정문에서 “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의 지위에서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위치 확인 지시에 관여했다”며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계엄 선포 직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포고령을 위반할 우려가 있는 사람들’이라며 14명의 명단을 알려줬다. 여기에는 국회의장과 각 정당 대표 외에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도 포함됐다.

특히 행정부 수장인 윤 대통령이 법조인 체포 지시에 관여한 것은 판사들에게도 강한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다. 헌재는 “현직 법관들이 자신도 언제든지 행정부의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압력을 받게 해 소신 있는 재판 업무 수행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법원 자체의 독립성은 물론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제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 헌재 판단이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