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값 인상·인력 감축…관세 대응나선 車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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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관세폭탄 비상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수입차 25% 관세 후폭풍이 하루 만에 현실화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마다 ‘관세 폭탄’ 파도를 뚫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량을 늘리거나 서비스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섰다. ‘미국 제조업 부활’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미국 공장 구조조정 움직임도 포착됐다. 관세 부과가 장기적으로 차값 인상으로 이어져 수요 둔화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스텔란티스, 加·멕시코 공장 스톱
美부품공장 900명 해고하기로
현대차, 무료정비 서비스 종료
도요타 "조만간 가격 올릴 것"
수요 둔화로 판매 부진 우려
◇스텔란티스 美 공장 900명 감원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공장의 픽업트럭 생산을 늘리기 위해 생산직 수백 명을 고용한다. GM은 이 공장에서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나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GM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미국 공장 두 곳의 감산 계획을 철회했다. 닛산은 해외 공장의 생산 능력을 20% 감축하고, 직원 9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입해 현재 100만 대 수준인 미국 생산량을 120만 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가격 인상 불가피…수요 줄어들 듯
대다수 자동차 업체는 관세 폭탄에도 당장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 딜러들이 평균 60~90일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봐가며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재고가 소진되면 가격을 올리거나 서비스를 줄이는 식으로 관세 부담을 줄일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미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대차는 비용 절감을 위해 2026년식 차량부터 ‘무상 정비 서비스’(3년 또는 3만6000마일) 혜택을 종료하기로 했다. 미국이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를 물리기로 한 만큼 무상 정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도요타도 가격 인상이나 무상 정비 혜택 축소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미국법인 관계자는 로스앤젤레스(LA) 지역 언론 KTLA에 “현재 있는 재고가 다 판매되면 몇 주 안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차량 판매 가격이 최대 1만달러(약 1400만원)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몇몇 모델 가격을 10% 인상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바겐도 자동차 관세를 적용받는 차량에 별도의 수입 수수료를 붙인다는 계획을 최근 딜러들에게 전달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