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무료배달 앞세워 매출 첫 4조 넘었지만…영업이익은 '뒷걸음질'

배달의민족이 소비 침체와 중개수수료 갈등에도 지난해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며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경쟁사 쿠팡이츠에 맞서 무료 배달을 늘리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4조3226억원으로 전년(3조4155억원)에 비해 26.6%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작년 4월 도입한 무료 배달이 배달 주문 증가와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별로는 음식 배달과 퀵커머스(장보기·쇼핑)를 합친 ‘서비스 매출’이 3조5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 늘었다. 특히 장보기·쇼핑 주문이 전년 대비 36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액도 309% 증가했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408억원으로 8.4% 감소했다. 무료 배달을 위한 배달비를 우아한형제들이 부담하면서 영업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라이더 배달비를 포함한 외주 용역비는 2조2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73.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8월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하면서 점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배달앱 상생협의체의 중재 과정을 통해 배민은 지난 2월부터 2~7.8%의 차등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영업이익의 83%인 5372억원을 투입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출자사인 모기업 우아DH아시아가 소유한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