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尹 파면에 '침통'…의총장서 무기력·절망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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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의총 재소집…대선 대응 논의할 듯

이날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열린 의원총회는 매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의총에서는 '의원 총사퇴'를 비롯해 다양한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머리를 숙이는 것으로는 사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의원 총사퇴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서 국민께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중진 의원들의 발언에 "그건 자기 생각이고"라는 반응하는 등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김기현 의원은 "우린 폐족이다. 이번 대선 못 이기니까 준비 잘해서 10년 후를 기약하자"는 발언을 내놓았고, 나경원 의원은 "우리는 윤 대통령을 지지한 게 아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거리에 나간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총회 도중 이러한 의원들의 발언이 보도되자 TK(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도대체 이걸 누가 실시간으로 (언론에) 보내는 거야" "이런 것 좀 하지 마" "누가 녹음 파일을 보내는 거야"라며 고성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기각, 각하를 주장해온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의 결정 그 자체가 쇼크"라며 "저 정도의 결정이 나오리라고 상상을 못 했다"고 했다.
친윤계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송구하다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당분간 침묵하도록 하겠다"며 "오늘의 결과가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된다"고 썼다.
국민의힘은 이날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3시간여에 걸쳐 의총을 진행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일 다시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의총에서 '대선'을 언급하며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오는 6일 열리는 의총에서는 대선에 대한 현실적 논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