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죄인 된 거야" "누가 죄인인가" 소란…큰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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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죄인이 된 거야!"
"누가 역사의 죄인인가"
4일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8명 재판관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자,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대심판정에 마련된 118석의 방청석은 취재진과 방청객, 여야 의원들로 가득 찼다.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가 나는 순간 방청객 한쪽에서는 짧은 박수가, 또 다른 쪽에서는 탄식이 새어 나왔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은 방청석 쪽에서 "역사의 죄인이 된 거야!"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누가 역사의 죄인인가"라며 맞받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들의 실랑이는 큰 소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선고가 끝난 뒤 민주당 의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인사를 나눴고, 소추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웃으며 국회 측 대리인과 악수를 했다.
헌재의 선고 직후 흥분한 일부 시위대가 경찰이 차벽으로 세운 버스 위로 오르거나 쇠 파이프로 경찰버스 창문을 파손하는 일이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 경찰버스 창문을 부순 남성은 경찰 기동대에 곧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다행히 양측 집회는 헌재의 선고 이후 조기에 마무리됐다. 실망한 탄핵 반대 진영이 먼저 모두 해산했고,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던 탄핵 찬성 집회도 차츰 흩어졌다.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광화문 월대로 행진했던 탄핵 찬성 측 시민들은 이날 낮 12시 40분께부터 해산하기 시작했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오후 1시 30분부터 철수하기 시작해 오후 3시20분께 완전히 해산했다. 안국역 일대에서 차벽을 이뤘던 경찰버스는 오후 3시 40분 무렵부터 철수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부로 '갑호비상'을 해제하고, '을호비상'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서울경찰청을 제외한 여타 시도 경찰청은 갑호비상·을호비상보다 낮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계인 '경계 강화'로 완화됐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