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충격에 '패닉셀'…시총 하루새 4500조 증발 [뉴욕증시 브리핑]

S&P500 5% 급락…조정 국면 진입
시총 1위 애플 9%↓·엔비디아 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미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 직원이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경제에도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79.39포인트(3.98%) 떨어진 4만545.9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4.45포인트(4.84%) 급락한 5396.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50.44포인트(5.97%) 내린 1만6550.61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와 S&P500지수는 각각 2020년 6월 이후, 나스닥은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은 이날 하락으로 지난 2월 고점 대비 약 12% 떨어지며 다시 조정 국면에 진입했으며,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저점 기록을 경신했다.

미 증시에선 이날 하루 약 3조1000억달러(약 450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를 인용해 전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이날 6.59%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22% 낙폭을 기록,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큰 교역 상대국에 추가 세율을 부과하는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예상을 웃돈 고율 관세가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불러오고 결국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뉴욕증시 투매를 촉발했다.

특히 미국 이외 공급망에 생산 의존도가 큰 주요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 같은 충격은 대형 기술주도 피해가지 못했다.

나이키가 14.44% 급락했고, 할인상품 유통체인 파이브빌로는 27.81% 떨어졌다. 갭(Gap) 등 의류 브랜드도 20.29%의 낙폭을 기록했다. 시총 1위인 애플은 9.25%, 엔비디아는 7.81% 떨어졌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30.2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 우려 확산에 채권 금리는 급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 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0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0.13%포인트 급락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