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에 조기대선까지…주식판 수익률 1등은 '정치테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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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수익률 1위는 모두 정치테마주로 집계됐다. 정치 이슈가 대한민국은 집어 삼킨 가운데 당분간 정치테마주의 급변동장세가 지속할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평화홀딩스 주가는 293.66% 올라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 말 2525원이던 평화홀딩스 주가는 지난 1월 말부터 오름세를 타더니 지난 4일 9940원까지 올랐다.

1950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 전문업체 평화홀딩스는 시장에서 '김문수 테마주'로 통한다. 김종석 평화홀딩스 회장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같은 경주 김씨인데다 평화홀딩스의 계열사 피엔디티 공장이 김 장관 고향인 경북 영천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월 말 한 여론조사업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 장관이 차기 대선에서 대결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8.3%가 김 장관을 선택했다는 결과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

올해 들어 종가 기준으로만 52주 신고가를 네 차례나 경신했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직전인 지난 3일과 파면이 결정된 4일에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형지글로벌(281.61%)이고, 형지I&C(228.44%)가 뒤를 이었다. 형지글로벌 주가는 지난해 말 2990원에서 지난 4일 1만1410원으로 치솟았고, 형지I&C는 같은 기간 784원에서 2575원으로 올랐다.

형지글로벌 주가는 지난달부터 급격히 올랐는데,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지난달 26일부터는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패션그룹형지 계열사의 주식들은 '이재명 테마주'다.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무상교복 정책을 추진할 때 계열사인 형지엘리트가 교복을 공급해서다.

정치테마주는 '정치의 계절'이 올 때마다 기승이다. 주가 움직임은 기업 가치와 무관하고 사실상 정치인과의 연결고리도 느슨하다. 투자자들의 '묻지마 베팅'에 같은 정치인 테마주여도 주가 방향이 다른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치 이벤트와 맞물려 출렁이는 주가에 베팅해 단기 차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정이 확정된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회전율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형지I&C(740.53%)이다.

한국피아이엠(607.93%), 오리엔트정공(512.78%), 형지글로벌(454.11%), 미트박스(376.15%), iMBC(339.16%), 유라클(291.54%), 형지엘리트(273.67%) 등도 뒤를 이었다.

한편 정치테마주의 기승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4일 윤 대통령 파면 이후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테마주 등에 대한 불공정거래 모니터링과 사전 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